LINE (Learn In Nature Effects) in 쏙쏙캠프
하루 전이었던 11월 29일. 기다리고 기다리던 쏙쏙캠프 6기의 사전 OT에 참석하게 되었다.
새벽부터 일어나 팀원들 서로서로를 깨워주며 춘천에서 강남으로, 다시 양재로 그리고 최종 OT진행 장소인 'The K Seoul Hotel' 에 도착하게 되었다.
도착 하자마자 가장 먼저 참석한 인원들에 대한 간단한 확인 절차를 거친 뒤, 회계를 맡고 있는 팀원은 따로 활동에 필요한 통장을 개설 한 뒤에서야 행사장에 앉을 수 있었다. 그렇게 ‘쏙쏙캠프 오리엔테이션’ 은 진행되었다. 하지만 지난 2010년과 2011년에 ‘대학생 과학나눔 봉사활동’ 에 참가했던 나는 정말 실망을 금치 못할 수준의 진행이었다.
지금부터 어제 진행되었던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 후 우리 팀이 느꼈던, 내가 느꼈던 불만사항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1. 인력 부족
이 날 행사에 약 1,5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가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1,500명의 참가 인력의 출석을 확인하는 인원은 5~6명 안팎이었고, 더 심각한 것은 ‘점심 식사’ 라고 제공되었던 샌드위치와 우유를 나눠주는 인원은 단 4명 이었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약 400명당 1명의 진행 인력이 할당되었다는 말인데, 이는 그 어떤 행사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1인당 400명. 도대체 어느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계산인지 알 수 없었지만, 이해 할 수 없는 진행이었다.
더군다나 출석을 체크하는 데스크 바로 옆에서 샌드위치와 우유를 나눠주는 덕분에 1,500에 가까운 참가자들은 ‘샌드위치와 우유’를 받겠다고 행사장 로비를 마비시킬 정도로 긴 줄을 서야만 했다. 각 팀당 1명씩만 불러도 200명인데, 굳이 1,500명이 넘는 참가자 모두를 그렇게 줄을 세웠어야만 했을지 아직도 의문이다.
2. 귀빈
모든 행사에는 귀빈이 있기 마련이다. 귀빈은 ‘귀한 손님’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귀한 손님이라고 해서 귀빈이 행사의 주체가 되고,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 어제 진행된 행사는 귀빈의, 귀빈을 위한, 귀빈에 의한 행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행사 참가자들은 출석체크와 동시에 이름표를 받았다. 그 이름표 뒤에는 ‘Time Table’ 이 인쇄되어 있었다. 귀빈이 오는 시간에 맞춰서 예정된 프로그램을 미루고, 억지로 시간을 늘리고, 순서를 뒤바꾸고. 무엇하러 ‘Time Table‘ 이라는 것을 굳이 인쇄했을지 의문이었다.
이 때문이었을까, 앞의 프로그램은 시간이 남아 프로그램 진행자는 억지로 시간을 때워야만 했고, 시간적으로 뒤에 진행된 프로그램은 촉박한 시간에 많은 설명을 진행해야만 했다. 미숙한 진행? 참아줄 마음도 있었다. ‘지금 못 들은 설명은 다시 답변 드리지 않고, 듣지 못한 부분은 제대로 듣지 못한 사람 책임이다.’ 라는 말이 있기 전까지는.
3. 6기 쏙쏙캠프
이번 쏙쏙캠프는 무려 여섯 번째로 진행되는 쏙쏙캠프이다. 이번 우리 LINE 팀의 팀장을 담당하고 있는 내가 참가했던 ‘대학생 과학나눔 봉사활동’은 5기와 6기였다. 하지만 6기나 되었다는 쏙쏙캠프의 진행은 한마디로 정말 ‘엉망’ 이었다.
위에서 지적했던 두 가지와 별개로 강압적인 행사 진행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뒤죽박죽, Time table과는 전혀 달랐던 행사 진행 때문에 쉬는 시간도 뒤죽박죽이었다. 10시 30분경에 도착한 우리 팀이 오후 6시 30분 즈음 행사장을 나왔으니, 8시간 가까이 행사장에 앉아있었다. 하지만 중간에 공식적으로 제공된 쉬는 시간은 몇 번 되지 않았고, 쉬는 시간에 수천의 사람들이 동시에 이용하려다보니, 시간이 충분했다면 오히려 이상했을 것이다.
행사가 진행되는 내내 행사 관계자라는 사람들은 출입하는 인원들에 대해 강압적인 통제를 하였다. 행사가 진행되고 있고, 쉬는 시간이 아니니 출입이 불가하다는 것이 그 이유.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진행이었다. 도대체 통제하고 있는 이 인원들은 갑자기 어디에서 튀어나온 것인지. 샌드위치와 우유를 나눠주는 인력은 고작 4명, 뒤죽박죽 혼란스러운 상황에 출입을 통제하는 인원은 수십명. 이게 어딜 봐서 정상적인 행사 진행이라고 할 수 있을까.
4. 갑과 을
요즘 사회적으로 ‘갑을관계’ 가 주목을 받고 있다. 갑을병정무기... 의 첫 번째와 두 번째를 나타내는 갑과 을은 상하관계의 대표적인 예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상하관계를 넘어 ‘주종관계’, ‘군신관계’ 로 쓰이고 있기에 이를 풍자하는 개그 프로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번 쏙쏙캠프에 참가하며 가장 많이 느낀 점이 바로 이 ‘갑과 을’ 이다. ‘~까지 제출’, ‘필수 참석’ 등 주최 측에서 제시한 미션을 수행하지 않거나 이행하지 못하였을 시 ‘탈락’ 이라는 답변을 무수히 봐왔다. ‘부모님 수술에 보호자로 동행하게 되어...’, ‘취업을 하게 되어...’, ‘갑자기 ㅇㅇ에 참가하게 되어...’ 등등 다양한 사유에 대한 주최 측의 답변은 단 하나였다. ‘탈락됩니다.’
바로 ‘갑과 을’ 이라는 것이 남 얘기가 아닌 바로 이런 것을 보고 말하는 것이라는 것을 새롭게 느꼈다. 참 마지못해 한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다.
5. 무책임한 담당자
모든 행사에는 그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가 있고, 그 단체 내에서도 담당자가 있기 마련이다. 이번 쏙쏙캠프도 다르지 않다. ‘한국 과학 창의재단’ 의 ‘대학생 교육 기부단’ 에서 주관하고 몇 몇의 담당자들이 배정되어 행사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담당자들이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다. 그 동안 어떤 양식을 다운받거나, 무엇을 작성하여 제출한다거나 등등 다양한 미션이 제공되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깔끔하게 진행된 적이 없다. 서버문제, 단순 오류 등 몇 가지 문제가 끊이지를 않았다. 하지만 그럴 때 마다 담당자의 답변에서 ‘죄송합니다.’, ‘사과드립니다.’ 라는 단어는 두 눈 뜨고 찾아볼 수 없었다.
한 예로 교육나눔과 관련하여 16강으로 구성된 강좌를 수강하라는 미션이 부여되었다. 하지만 서버문제로 해당 강좌를 수강하는 사이트의 회원가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고, 그에 대한 담당자의 일관된 답변은 바로 ‘해당 사이트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였다. 또한 해당 사이트의 서버문제(트래픽 문제)에 의해 강좌를 정상적으로 수강 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담당자는 묵묵부답이었다.
한 참 뒤에서야 ‘불이익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라는 다른 담당자의 답변만 존재했을 뿐이다.
6. 소통의 부재
지난 2010년과 2011년에 대학생 과학나눔 봉사활동 5기, 6기에 참석했던 나에게는 이번 쏙쏙캠프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그 당시에는 2명의 담당자가 수백에 달하는 참가자들과 네이버 카페를 통해 많은 소통을 했던 기억이 있다.
실제로 상당 부분이 참가자들에 의해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이 되었고, 규제가 과하다 싶은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완화되기도 했었다. 또한 합격팀 발표와 동시에 매칭 학교가 발표되어 매칭 변경을 원하는 팀의 팀장들은 서로 커뮤니티에서 매칭을 바꾸기도 했을 정도로 커뮤니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캠프는 전혀 다르다. 모든 것들이 담당자의 허가 없이는 전혀 불가능하다. 책임 권한이 없는 것인지 관심이 없는 것인지 모른다. 다만 확실한 것은 관심을 갖고 이 캠프가 성공적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면 이러한 운영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7. 순서의 오류
반복적으로 ‘과학나눔 봉사활동’ 과 ‘쏙쏙캠프’ 를 비교하게 되는데, 순서부터 두 캠프는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 우리 팀은 ‘과학 기술 및 실험’ 이라는 주제로 이번 캠프에 지원하게 되었다. 우리 팀이 준비하고 있는 각각의 프로그램은 ‘1인 1결과‘를 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망원경 하나를 만들더라도 한 명의 학생이 하나의 망원경을 만들어야 그 학생은 성취감을 느낄 것이다. 때문에 우리 팀의 경우 몇 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는지, 몇 명의 학생이 참가를 하는지가 예산 집행에 있어 너무 중요한 사항이다. 뿐만 아니라 교통비와 숙박비 또한 예산 집행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는 예산안을 작성해야만 했다.
지난 대학생 과학나눔 봉사활동,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대서초등학교에서의 활동 당시 우리는 처음에 통보 받았던 30명을 훌쩍 뛰어 넘는 57명의 아이들과 함께했고, 전체 예산에서 적게는 10%, 많게는 20%까지도 할당하리라 예상했던 숙박문제를 학교 측에서 제공해준 교실에서 해결함으로써 예산의 상당부분을 절약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사전에 담당 선생님과의 통화, 사전 답사를 통해 결정 할 수 있었다.
담당 선생님과 전화 통화 한 번 하지 못한 상태. 숙박이나 교통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조언 한마디 듣지 못한 상태. 최종적으로 몇 명의 학생들이 참가하는지 모르는 상태. 무엇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의 강요된 예산안 작성.
나는 아직도 이 순서가 이해되지 않는다. 어디에 얼마를 할당해야 할지, 어떻게 써야할지를 모르는데 무슨 예산을 작성하라는 말인가?
8. 보여주기식 진행
마지막으로 몇 마디만 더 적어보고자 한다. 이 행사가 왜 진행되는지 주최 측 담당자들은 제대로 알고나 있는 것인지 물어보고 싶다. 윗선에, 대내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행사를 진행하는 건가? 말로만 번지르르하게 교육기부, 교육나눔, 봉사활동 이라는 키워드를 도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말 물어보고 싶다.
내가 엄청난 봉사활동가여서가 아니라, 단순히 이 캠프의 취지를 보고, 과거에 참가했던 기억이 떠올라 참가하는 참가자로서 정말 물어보고 싶다.
절반에 가까운 참가자들이 모두 행사장을 빠져나간 뒤에서야 급하게 진행된 반쪽짜리 폐회식에서, 오늘 행사가 어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은 ‘실망이었어요.’ 였다. 전체적인 나의 소감은 정말 ‘실망’, 여섯 번째 진행되고 있다는 캠프의 운영이 이렇게나 엉망이라니. 정말 ‘실망’ 그 이하면 이하였지 절대 이상은 아니었다.
실망이었다는 나의 말을 들은 우리 팀의 멘토는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피드백을 위해 의견을 존중할테니, 소감에 실망스러웠던 부분을 적어주세요’ 라고. 부디 이 캠프가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많이 발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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